저는 원래 후지필름 카메라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아이패드 프로를 구입하기 위해서 기존에 갖고 있던 후지 카메라를 전부 처분했어요. 아이패드 프로를 구입 후 약 40~50 정도 되는 돈으로 카메라를 사려고 하니 어떤 카메라를 구입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중 발견하게 된 카메라가 캐논 M5였어요. 거의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 카메라였습니다.
오늘은 1년동안 사용 중인 캐논 M5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캐논 M5 간단 스펙
- 2420만 화소
- APS-C 센서
- Digic 7
- 듀얼픽셀 CMOS AF
- 틸트 액정
- 전자식 뷰파인더 탑재(236만 화소)
- 터치 앤 드래그 터치 디스플레이 탑재
- 틸트 터치 디스플레이 탑재
나름 만족스러운 외관
캐논 M5의 외관은 전형적인 캐논 카메라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둥근 머리 부분이 특히 그렇죠.
다양한 다이얼이 있는 것은 장점입니다. 필요할 때 즉시 다이얼을 돌려 설정해 주면 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후지 카메라에 비해 비교가 됩니다. 후지 T 시리즈는 다이얼을 돌리면 바로 해당 옵션이 변경되는데 M5는 다이얼을 누르고 또 설정을 해야 되는 부분이 불편했습니다.
전원 버튼이 왼쪽에 있어서 빠르게 찍고 싶을 때 약간 불편합니다. 양손을 다 써야 전원을 켤 수 있습니다.
앞쪽 셔터 다이얼이 약간 뻑뻑합니다. 처음 사용하시는 분들은 요령이 필요할 수 있어요. 적당히 뻑뻑해야 되는데 너무 뻑뻑한 감이 있습니다.
후면에 다양한 버튼이 있는 것은 장점입니다. 다양한 버튼을 통해 즉시 설정도 가능하고 버튼의 기능도 바꿀 수 있습니다.
터치 디스플레이가 있다는 것은 장점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터치가 부드럽지 않아서 잘 안 쓰게 되더라고요. 한박자 느리게 따라오는 터치감은 불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터치 앤 드래그도 생각보다 별로입니다. 뷰파인더를 쓸 때 사용 할 수 있는 기능인데 실제로는 잘 안쓰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뷰파인더를 자주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어서 유용할 수도 있겠네요.
다이얼 펑션 버튼은 생각보다 유용했습니다. 원하는 설정(ISO, 드라이브 모드 등)을 버튼을 눌러 바꾸는 기능인데 3가지 정도 자주 쓰는 기능을 할당해 놓으면 빠르게 바꿀 수 있었습니다.
다이얼 펑션 버튼을 누르면 아래처럼 선택화면이 작게 나옵니다. 이곳에서 설정하고 싶은 기능을 선택 후 다이얼을 돌리면 선택이 가능합니다.
단단한 후지필름 카메라를 주로 사용해서인지 캐논의 M5는 상대적으로 무른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단단하지 않다는 느낌은 아닙니다만 후지필름 카메라에 비하면 조금 잘 부서질 것 같다는 느낌은 있습니다.(손잡이 쪽을 살짝 부딪쳤는데 벌써 까졌네요 ㅠㅠ)
양쪽에는 연결 포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네요. 테더링 촬영이나 파일 연결을 하지 않는 이상 사용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캐논 M5에는 내장 플래시가 있습니다. 왼쪽에 플래시 버튼이 있고 버튼을 누르면 해드 쪽에 있는 내장 플래시가 나옵니다.
하단에는 배터리와 SD카드를 넣을 수 있는 곳과 플레이트 연결 부위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플레이트를 연결하면 배터리 커버를 열 수 없습니다. 배터리 커버에 있는 고무를 옆으로 당겨야 열릴 것 같지만 전혀 상관없는 부분입니다. 그냥 커버를 옆으로 밀면 열립니다.
아쉬운 번들 렌즈, 생각보다 좋은 22mm
후지 카메라를 사용하면 느낄 수 있는 것이 크롭센서지만 나름 다양한 렌즈군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렌즈 퀄리티도 좋죠. 하지만 캐논 크롭센서 바디들은 정말 열악하더라고요. 렌즈도 몇 가지 없고 번들렌즈의 만듦새가 정말 별로였습니다.
후지의 기본 번들인 18-55만 하더라도 번들이지만 좋은 렌즈라는 평이 많은데 캐논 M5의 15-45는 정말 별로더라고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금방 망가질 것 같습니다. 게다가 찍으면 노이즈도 많이 생기고 사진 상태가 영 별로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22mm f2.0 렌즈를 들였어요. 사용해 보니 최소 이 렌즈 정도는 사용해야 괜찮은 퀄리티를 낼 수 있겠더라고요. 하지만 역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저렴한 느낌입니다. 다만 가격이 15만 원선으로 저렴한 편이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입니다.
캐논 M5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어댑터를 구입해서 풀프레임용 렌즈를 구입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야 빈약한 렌즈군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만큼 캐논이 얼마나 크롭 바디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적당한 사진 퀄리티
저는 주로 아이를 많이 찍습니다. 때문에 인물의 피부 색감이 정말 중요해요. 그런데 처음 이 카메라를 가져왔을 때 색감이 후지필름에 비해 그다지 좋은 것을 못 느껴서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번들렌즈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22mm를 구입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랬더니 색감이 좋아지더라고요.
캐논 색감 내는 꿀팀!
저는 주로 라이트룸으로 사진 보정을 하는데 라이트룸으로는 캐논 색감을 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용하게 된 것이 Luminar AI입니다. 여기서 캐논의 색감으로 만들어 준 후 라이트룸으로 가져오면 원래 생각하던 캐논 색감이 만들어지더라고요. 제가 설정을 못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라이트룸에서는 이 색감을 못 내주는 것 같습니다.
우선 라이트룸으로 사진을 전부 옮겨줍니다. 그리고 원하는 사진을 우클릭하면 Luminar AI로 보내는 옵션이 보입니다.
위는 라이트룸에서 설정한 값을 간직한 채로 보내기, 아래쪽은 원본 그대로 보내기입니다. 아래쪽의 원본 보내기를 선택해 줍니다. (Open Source Files)
그리고 루미나르 색온도에서 원하는 캐논 색감을 적용시켜 줍니다. 저는 Camera Neutral이나 Camera Standard가 좋았네요.
그럼 캐논 특유의 색감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정하고 싶은 부분을 수정 후 적용하기를 하면 됩니다.
라이트룸으로 가면 해당 색감이 적용된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빠른 AF, 하지만 어두운건 싫어요
저는 후지의 X100T를 정말 오랫동안 사용했습니다. 때문에 초점에 대한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전부터 X-PRO1을 사용하면서도 엄청 느리다는 느낌은 못 받았거든요. 그런데 캐논 M5의 AF는 신세계였습니다. AF가 엄청나게 빨랐기 때문입니다.
듀얼픽셀 CMOS AF의 진가는 AF-C에서 발휘되더라고요. 이전까지 후지 바디에서는 오로지 AF-S로만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상을 잡고 반셔터를 누른 후 사진을 촬영했죠. 그런데 캐논 M5는 AF존을 잡으면 바로바로 초점을 잡더라고요. 셔터를 누르면 바로 촬영이 됩니다. 이건 정말 편하더라고요.
X100T는 초점을 잡을 때마다 워블링이 있었어요. 때문에 단일 샷으로 촬영하면 매번 워블링 후에 촬영이 돼서 정말 불편했는데 캐논 M5는 그런 게 없더라고요. 이 부분은 정말 편리했습니다.
얼굴인식 기능도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얼굴인식 기능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있었는데 M5를 쓰면서는 종종 켜게 되더라고요. 한 자리에 있는 아이를 찍을 때는 정말 편했습니다. 하지만 소니만큼은 아니기 때문에 움직이는 아이를 찍을 때는 사용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역시 보급형 제품들이 그런 것처럼 어두운 환경에서는 AF를 못 잡습니다. 간혹 밝은 곳에서도 그런데 경계가 명확하지 않거나 명확하더라도 이상하게 못 잡는 경우도 종종 있더라고요. 특히 번들렌즈를 사용하면 그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생각보다 편한 틸트 액정
틸트 액정 없이 사진을 찍던 저에게 틸트 액정이 있는 카메라는 정말 좋더라고요. 특히 높이 있는 것을 찍을 때 편했습니다. 그런데 그럴 때 빼고는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역시 없는 것보다는 좋습니다.
다만 너무 밝은 날에는 잘 안 보여서 뷰파인더를 사용해야 될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도 거의 99%는 액정을 보고 촬영할 정도로 거의 뷰파인더를 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또 디스플레이 품질이 좋아서 어떤 것을 찍던지 편하게 보고 찍을 수 있었습니다.
연사 하기 좋은 카메라
저는 RAW로만 촬영합니다. 때문에 사진 당 메모리가 크죠. 또 아이를 주로 찍기 때문에 순간을 찍고 싶어서 연사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M5를 사용하면서 메모리 버퍼를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제 메모리 카드가 특출 나게 사양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적당한 수준의 메모리 카드인데 단 한 번도 메모리 버퍼를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용자 분들이라면 사용하면서 평생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스마트폰 연동
저는 카메라에서 스마트폰 연동을 쓰지 않습니다. 어떤 카메라던지 대부분 기대 이하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낫다는 캐논도 역시나 스마트폰 연동은 많이 부족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것은 후지필름인데 스마트폰으로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고 사진도 JPEG는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역시나 부드럽지 못하고 약간의 버벅거림은 어쩔 수 없습니다.
카메라를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스마트폰 연동 부분에서는 포기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배터리는 만족, 충전은 불만족
사진을 엄청 많이 찍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배터리 성능에 민감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야외에서 1~2시간 정도 찍으면 약 100~200장 정도 찍는게 전부입니다. 게다가 안 쓰는 동안에는 꼭 끄는 버릇이 있어서 배터리를 아껴 사용합니다. 그래서인지 M5의 배터리 성능에 대해서 딱히 불편하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USB충전이 안된다는 것이 더 불만족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캐논 M5보다 더 전에 나온 후지필름의 X100T도 USB로 충전이 됐는데 그 이후에 나온 M5가 충전이 안 되는 게 더 불편하더라고요. 오로지 충전기에만 충전을 해야 합니다. 때문에 서드파티 배터리를 구입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다행히 서드파티 배터리가 잘 나와서 이걸 사용하면 오래 촬영해도 괜찮았습니다.
아래 호환 배터리를 쿠팡에서 구입해서 사용하는데 충분히 사용할만하고 좋았습니다.
마무리
캐논 M5는 2016년에 나온 바디입니다. 때문에 현재 나오고 있는 바디와 비교하면 많이 부족한 스펙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 분들이 가족 및 풍경을 찍기에는 차고 넘치는 카메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처음 구입할 때 과연 내가 캐논 카메라를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후지 카메라에 너무 적응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용해 보니 캐논 카메라만의 매력이 있더라고요. 편한 조작감과 빠른 AF, 다양한 편의 기능들이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아직 렌즈도 많이 갖추지 못했고 더 많이 찍어봐야 이 카메라의 기능을 다 알 수 있겠지만 애정을 갖고 대하면 충분히 좋은 사진을 만들어 줄 카메라 같습니다.
이제 막 사진을 시작하는 분, 아이가 태어나서 찍어주려는 분, 일상을 촬영하시려는 분들에게 좋은 카메라가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또 재미있는 부분이 있으면 리뷰 남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보면 더 좋은 글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소소한 카메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지필름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X-Pro 시리즈에 대하여 (0) | 2023.01.24 |
---|